재경 울진군민회, 민통선 사라호 이주마을 마현리 봉사 활동

철원군 원남면 마현리와 울진군 원남면은 같은 일가 친척 마을!

(계룡 김병연 기자)

수많은 재난사고 중 국가가 망각하고 지나온 세월 속에는 수많은 어려운 일들이 많았다. 몇 일전 만해도 가뭄으로 국민은 속이 타들어갔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폭우로 속이 다 타들어 가고 있다.

1959년 9월 17일 새벽 사이판에서 발생한 ‘사라호’ 태풍이 초속 45m 강풍과 폭우, 해일을 동반하고 한반도를 강타하였다. 특히, 동해안을 지나가면서 초토화시켰다. 피해 마을 중 강원도 울진군 원남면의 한 마을이 쑥대밭이 되어 버렸다. 이에 정부에서 이들의 삶의 터전을 위해 국가가 제공한 농토가 있는 민통선 최북단인 철원에 이주할 것을 권고하였다. 다음해인 1960년 4월 66가구 360여명의 사람들이 군용 차량을 타고 민통선 북방 여기까지 철원군 원남면 마현리로 이주하게 되었다. 대남확성기 방송은 웅웅 거리고, 포사격 소리에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두려움과 앞날에 대한 막막함이 불안해 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전 이후 불모지를 옥토로 가꾼 마현리 주민!

이분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마현리 청년회의 글에서 과거의 가슴 아픔을 애환이 담겨져 있다. ‘그대들은 알아야한다. 조국강산의 가장 중심이 된 이 농토가 누구의 피 땀으로 가꾸어 졌는가를...’라고 새겨서 조상들의 아픈 과거를 후손들에게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마현리 주민은 사투리와 정이 담겨있는 ‘어무이요. 밥 무니껴?’ ‘밥 묵고 일하시더...” 등 강원도와 전혀 다른 톤이 높지만 정감이 가득 담긴 울진 말씨를 듣게 된다. 또한, 6.25때 고마운 음식이 ‘주먹밥’이라면 마현리에는 양념이 모자라던 시절 양념물에 덤～벙 담구었다가 건진 ‘덤벙김치’가 있다. 물론 이주 초기에 군에서 제공한 군용천막과 그들이 지어준 흙집, 보리밥과 된장이 없었다면 오늘의 마현리 주민들이 홀로서기 하는데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1963년은 또 한번 이들에게 아픔을 주는 해이다. 정부 계획에 의하여 울진군을 강원도 울진군에서 경상북도 울진군으로 행정구역을 변경함으로써 울진군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앗아갔다. 행정구역의 달라짐에 따라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은 도청 소재지가 춘천으로 발길을 돌리고 경상북도 울진군 원남면은 도청 소재지가 있는 남쪽 대구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이재민뿐만 아니라 지역 공무원들도 일가친척과 이별 아닌 생이별인 강원도와 경상북도로 나누어져 버린 아픔을 가졌다. 현재 마현리 주민들은 비닐하우스 동으로 파프리카 등 각종 신선한 야채를 생산하여 국내외로 수출하는 부농이다. 어쩌면 억척같이 살아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방지역이다 보니 현재에도 군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가뭄으로 힘들 때 부대에서 제독차까지 동원되어 물을 공급하여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들은 고통과 아픔 속에 일구어 낸 역사의 성공 현장을 잊고 있다.

지난 주말 15일 울진군을 출향한 사람들에 의해 마현리에 봉사활동을 하였다. 2천 여명의 회원을 가진 ‘내 사랑 울진 밴드(리더 황승국)’가 중심이 되어 봉사와 위문활동을 몇 년전 부터 발 벗고 나서 추진한 것이다. 울진에서 보내온 맛난 고향 음식과 동네 소식을 들으며 일손돕기와 정감을 나누었다. 얼핏보면 알아보기 힘든 복장한 사회에 저명한 인사도 있었다. 전 서울경찰청장을 역임한 주상용청장도 밴드의 활동에 마음을 같이하고 울진 출향인이라 개인적으로 봉사 활동에 참여하였다. 농사일에 대한 봉사도 중요하지만 마현리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고향의 정이라는 것이다. 고향 사람들이 찾아와 고향 이야기, 그간의 살아온 이야기는 그간의 아픈 과거를 잊기에는 충분하지 않지만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울진군 원남면과 철원군 원남면은 동일한 면의 모습에는 애환이 담겨져 있다. 고향의 향수가 얼마나 그리워했으면 같은 마을 이름을 지었을까? 봉사 활동후 떠날 때 주민들이 눈시울을 붉히면서 함께 부르는 ‘고향의 봄’ 노래는 그간의 묵었던 애환을 떨칠 수는 없지만 그나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번 여름 가족들과, 친목 단체에서 한번쯤 생활 체험의 현장을 방문하여 어려웠던 시절 슬기롭게 극복한 이분들로 부터 인생의 삶이 어우러짐을 느껴 봄이 어떨지 싶다. 특히, 해외에서 새마을 운동을 배우러 오는 외국인들에게 무에서 유를 창조한 마현리 주민의 신화와 같은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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